인기있는 콘텐츠 제작자 10명의 글쓰기 노하우, 『에디터의 기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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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 캐릿, 뉴닉, 인스피아, 썸원…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만한 콘텐츠 서비스들이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양질의 글을 꾸준히 쓸 수 있을까?’
글쓰기를 나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는 입장에서 늘 궁금한 부분이었는데, 친절하게도 출판사에서 직접 답변을 받아 출간해 주셨다. 과연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료를 모으고 자신의 글로 풀어내고 있을까? ‘기록 방식’과 ‘글쓰기’의 관점에서 작가들의 노하우를 정리해 보았다.

1. 글잘러들의 기록 방법

솔직히 기록 방법에 있어서는 배움보다 위로(?)가 되는 면이 있었다. 10명의 에디터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이 ‘기록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 다들 시시각각 치고 들어오는 정보를 정리할 새도 없이 수집하고, 기억을 더듬어 흩어져 있는 기록을 산책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러면 이들의 기록 방법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건 무슨 뜻일까? 그것은 우선순위 즉, 유용한 정보를 끊임없이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기록 정리에 시간을 쓰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그러면서 기록 방식도 체계화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1) 좋은 콘텐츠 환경 안에 머물기

  • 썸원 (윤성원) :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접할 수 있는 시스템 (환경) 구축
    • 알고리듬 길들이기 : 알고리듬을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좋은 콘텐츠 탐색, 좋아요 등 반응하면 해당 콘텐츠를 지속 추천해 ‘양질의 콘텐츠 추천에 최적화’ 됨
    • 양질의 콘텐츠 압도적으로 풍부한 영어 검색 습관화
    • 관심있는 (언젠가 읽을) 책 미리 쌓아놓기
    • 좋은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 팔로우
  • 폴인 (도헌정) : 기록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인풋의 습관화. 시도 때도 없이 보다 보면 제때 필요한 기획과 연결되는 경험
    • ‘본 것은 달아나지 않는다’는 믿음. 공유 시 좋은 반응 얻었던 것 각인되는 것으로 충분
    • 기록 게으르나 정보 수집엔 적극적
    • 상당 기간 인풋 > 변화 흐름 인지 (관점 형성) > 양질의 콘텐츠로 이어짐

2) 정리 고민은 사치, 닥치는대로 수집하고 필요할 때 메모 산책

  • 인스피아 (김지원) : 불명확한 것 메모 (잘 알고 있거나 뻔한 것 아닌 분노, 물음표, 충격 등 감정 자극하는 부분 기록)
  • 캐릿 (김혜원) : 숏폼 등 캡쳐, 좋아요, 저장 습관화. 이후 아이디어 필요 시 메모 산책. 오프라인 우연한 만남 가치도 큼
  • 뉴닉 (허완) : 수집, 저장만이 살 길 (모든 뉴스 닥치는대로 수집)
  • 오렌지레터 (조성도) : 뉴스레터 수집, 라벨링
  • 무신사 (오별님) : 정리는 사치. 순간적인 인상, 느낌 그대로 기록해 활용. 백지 상태보다 훨씬 나음
  • 빅이슈 (김송희) : 못하는 것 기록보다 정리. 무조건 많이 찾아보고 마구잡이로 저장. 대충 쌓아뒀다 필요할 때 시간 들여 창고 뒤지는 게 효율적

2. 글쓸 때 추천하는 방식

기록할 때는 두서없이 남겨 놓더라도, 글을 쓸 때 만큼은 자료들이 주는 메시지를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역시나 저자들의 노하우 중 배울 점이 많았다고 생각됐던 부분이다.

1) 주제는 최대한 좁고 뾰족하게

  • 어피티 (김희라) : 독자 입장에서 중요 요소 집중하는 제약 (좋은 제약) 필요
    • 글 뾰족할수록 독자 피드백 치솟음 (예. 전 세계 도시 부동산 동향 > 다른 나라 청년들 어떤 집 얼마내고 사나)

2) 글의 구조를 잡을 때는 손으로 직접 쓰기

  • 캐릿 (김혜원)
    • 키워드 중심으로 배치, 서로간의 공통점 묶거나, 차이점 분류해 글로 풀어냄
    • 특히 공통점 집요하게 찾을 때 깊이 있는 콘텐츠 됨
      (예. 랜덤 타투, 랜덤 여행 → 랜덤 놀이 유행 → 일탈, 재미 추구 1차 해석 → 단순 위반 아닌 감당 가능한 놀이 범위 내 랜덤 지향하는 점 깨달음)
  • 토스 (손현)
    • 스토리보드, 메모에 핵심 메시지 + 세부 내용 적고 순서 재배치
    • J.K. 롤링, 크리스토퍼 놀런, 메모 손으로 직접 글쓰기 권장

3) 잘 팔리는 글에는 ‘독특함(신선)과 진솔함(재미)’이 있음

  • 폴인 (도헌정) : 팔리는 콘텐츠 신선함, 재미
    • 신선함 :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인풋 통한 관점 형성)
      • 보편성 (스테디셀러) + 특수성 (트렌드) = 오리지널리티 (신선함)
        (예. 디자이너 CEO 인터뷰 : 보편적으로 관심 끌 CEO 인터뷰에, 최근 디자이너 출신 많다는 점 착안)
    • 재미 : 필요조건 = 솔직함 → 디테일 더해져 → 공감대 형성 (예. 이슬아 작가)
  • 무신사 (오별님) : 매력적 콘텐츠 (패션) 공통점, 짧고 강렬한 첫 문장으로 주목, 이미지로 시선 옮길 때까지 요점 벗어나지 않는 아티클

4) 의식의 흐름대로 끝까지 써보기

  • 토스 (손헌) : 저자의 글쓰는 방법
    • 1) 글에 담을 내용 모두 나열
    • 2) 생각 흐름대로 끝까지 씀 (가장 중요, 불완전해도 괜찮음)
    • 3) 번호 붙이며 순서 재조정

5) 발췌 + 요약 + 리라이팅 연습은 매일 같이

  • 썸원 (윤성원) : 발췌 + 요약, 글쓰기의 기본 → 다음 단계, ‘리라이팅’ 통해 자신만의 생각 추가

3.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꼽아보자면

내용을 정리하면서 그동안의 글쓰기를 되돌아보았다. 사실 책의 난이도나 장르의 인기 여부를 떠나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하지 못하고 있음을 익히 알고 있던터라 ‘독자 입장에서 읽고 싶은 글을 쓰기 위해’ 꼭 필요한 조언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반드시 실천해야겠다 싶었던 부분은 주제를 최대한 좁고 뾰족하게 잡아야한다는 내용이었다. 나의 경우 글쓰기의 목적이 ‘책의 핵심 내용 전달’에 있어 ’제목이 내용에 맞춰 결정‘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정리된 내용에 담긴 메시지가, 또는 깨달음이 척도가 되어 제목이 정해졌던 것이다. 목표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용이 날카롭게 한 방향을 가리키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앞으로 어피티 에디터의 조언을 충실히 따른다면 중요하다 싶은 부분의 상당량을 버려야만’ 한다는 문제가 남겠지만, ‘나를 위한 글쓰기’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염두해야 할 내용이었다.

또한 잘 팔리는 글이 갖고 있는 요소에 대한 설명도 기억해 두고 싶은 부분이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의 요소로 ‘신선함과 재미’만 꼽고 말았다면 별 감흥이 없었을텐데, 폴인 에디터는 이 요소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한번 더 파고들어간 점이 인상적이었다.
① 신선함이란 단순히 ‘남이 모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내 관심 영역을 깊이 파고들었을 때에만 나오는 독특한 ‘관점’이 담겼을 때 가능하다는 것,
② 그리고 시대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주제 (보편성) 에, 이 시대만의 독특한 감성 한 끗 (특수성) 을 더할 때 독창성을 인정받을 수 있고,
③ 재미 측면에서는 ‘솔직함’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 때에만 디테일이 더해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그의 설명을 보면서 콘텐츠에 대한 내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앞으로의 글쓰기가 이 내용을 얼마나 잘 소화해 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좋은 힌트를 얻었으니 열심히 적용해봐야겠다. 그게 책을 읽는 이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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