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글을 공유하는 주기가 정말 많이 길어졌다. 독서부터 글을 쓰고 공유하는 시간까지 모두 기록한 게 2020년 7월부터였는데, 20년에는 하반기에만 43개의 글을 썼던 반면, 작년에는 1년 내내 18개의 글 밖에 공유할 수 없었다. 심지어 올해는 한 달에 한 개 꼴로, 이대로라면 연간 글 작성 수는 더 낮아질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
물론 20년 하반기는 회사를 그만두고 정말 호기롭게 전업작가 생활을 한 번 경험해 보겠노라며 고군분투했던 기간이었기에 다른 시기에 비할 바가 아니긴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애 딸린 아빠가 실업급여로 한 번 버텨보겠다고, 수급 기간 내에 여의치 않으면 그때부터 구직활동을 하겠다고 (아 왜 쓰면서 자꾸 웃음이 나지;) 정말 미친 선택을 했던 셈인데, 어디까지나 그런 허튼짓을 믿어주고 지지해준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근데 사실 그때는 정말 이제껏 해왔던 업무에 대한 현타가 심하게 오긴 했었다.)
그럼에도 두고두고 감사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래도 혼자 삽질하고 있는 나를 불쌍히 여겨 주셔서 (돈은 벌어야지 인마라며..) 알바 자리를 권해준 분이 있었다는 것. 그렇게 시작된 알바에서 첫 번째 직원으로, 그리고 현재 약업계에서는 모르시는 분이 없을 정도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는 뜬금없는 성공 ing스토리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작년까지 6년 동안 교회 고등부 교사 활동을 했고, 작년 4월에는 사랑스러운 둘째가 태어났으며, 심지어 글을 거의 쓰지 못했던 특정 기간을 빼고는 대부분 2주 전후로 꾸준히 18개의 글을 공유해 왔다고 생각하니 반성을 하려다 새삼 웅장한 마음이 든다. 쿨럭..
어쨌거나 매번 진지 충만한 글만 쓰다가 의식의 흐름대로,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써보니 왠지 벌거벗겨진 것 같고 기분이 묘하다. 그렇지만 앞으로 얼마 동안은 매일 같이 이런 글들을 써내려가야 할 듯싶다. 글 쓰는 주기가 길어지면서 느꼈던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2월 한 달 동안 매일 글쓰기 모임 (feat. 성장판) 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글쓰기 인증은 어제부터 시작이었지만 쓰던 글이 있어 마무리 짓고, 개인적으로는 오늘이 매일 글쓰기의 첫 번째 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육아일기를 안 쓴지도 어느덧 4개월이나 지나버렸고… 책도 더 많이 읽고 공유하고 싶은데… 그래도 잠시 방법을 바꿔서 새로운 글쓰기 근육을 키워보는 것도 나름대로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반성에서 출발해 나르시시즘으로 끝날 글에서 합리화 한 스푼을 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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